무분별한 금리 인하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
“매일 밤 자기 전 내일 월세는 얼마나 오를지, 마트에서 빵 값은 또 얼마나 오를지 걱정하며 자요”이런 생활이 정말 지겨워요.
터키의 시위에 참가한 아이세 데밀레르 씨.
최근 전 세계적으로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각국에서는 금리 인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2022년 단계적 금리인상 계획을 선언했고, 한국은 이미 2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금리인상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는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는 나라가 있습니다.
터키에서 터키가 왜 금리인하 정책을 펴는지, 그리고 그 정책의 영향은 어떠한지를 살펴봄으로써 세계경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관계=터키의 사례를 조사하기 전에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관계에 대해 알아봅시다.
아시다시피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심각한 경기 침체가 우려되어 각국에서는 금리 인하 정책 아래 통화량을 극단으로 늘렸습니다.
이를 통해 부채 부담을 경감시키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기대되었습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예상보다 팬데믹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저금리 기조도 장기간 유지되었으며, 이로 인해 통화량이 더욱 많아지고 돈의 가치 하락 및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의가장큰문제점은물가상승이소득증가를리드한다는점이고,이로인해소비심리가위축되면서경기침체로이어질수있기때문에적절한대응책이필요한데요.
그 때문에, 지금 「금리 인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금리를 인상하면 대출금리가 상승하여 무분별한 대출을 방지할 수 있고 예금금리도 상승하므로 저축량이 늘어나 통화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금리 인상을 시행하거나 준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터키는 지금 금리인하중!
반면 터키는 21년 9월부터 4개월째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19%에서 14%까지 내렸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이슬람교도로서 율법의 내용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밖에도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시장에서 자국 제품의 경쟁력이 강해진다는 이유로 금리인하 정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 동아일보) 물가상승률 사상 최고치 터키의 이 같은 에르도안 대통령 금리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이스탄불 주민들은 1년 전만 해도 1주일에 1천리라(8만5천원)로 먹고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두 배에도 빠듯합니다.
화폐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1년 새 임대료는 70%, 생필품 가격은 최대 140%까지 뛰었기 때문입니다.
2021년 1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36.08%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202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터키의 물가상승률은 엄청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위기 때문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고, 여당 지지율은 처음으로 30%를 밑돌고 있다고 합니다.
(자료출처: 인베스팅닷컴) 리라 폭락, 터키 국민의 대응은?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리라화 가치는 21년 1월 1일 대비 46%(2022년 1월 19일 기준) 폭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불안정한 환율로 인해 애플은 가격 책정이 어려워 터키에 온라인 제품 판매를 중단하자
터키 국민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자산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 유로화 등 우량 외국 통화와 부동산, 암호화폐 등으로 자산을 옮기고 있습니다.
특히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라를 사용한 암호화폐 거래소 3곳의 거래액이 최근 하루 평균 18억달러 (약 2조1,465억원)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떨어지는 리라파, 바이(Buy) 터키!
한편, 리라가의 폭락으로 터키 여행에 대한 부담이 감소하고 특히 명품과 같은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여행지로 부상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일부의 자산가를 중심으로 「Buy 터키」, 즉 국채를 매입하는 움직임도 확인되고 있습니다만, 통상, 국채 금리(할인율)가 낮아지면, 반대로 국채 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터키 자국민은 울고 있지만 외국인 여행객과 투자자들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터키의 통화 스와프가 미치는 영향은?먼 나라처럼 느껴지는 터키의 통화가치 하락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올해 8월 대한민국과 터키가 맺은 원화 2조3000억원과 리라화 175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 때문입니다.
통화스와프는 각국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미리 약정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릴 수 있도록 하는 협정입니다.
체결한 175억리 란 1월 19일 환율로 1조5,500억원의 가치가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통화스와프 체결 4개월만에 약 7,500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몇 개월째 계속되는 물가 상승 탓에 터키 국민의 생활고가 깊어지고 있는데.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50% 인상하기로 했지만 리라의 가치가 떨어져 실질임금은 오히려 21년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가 정책이 얼마나 중요하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지만, 아무쪼록 빠른 시일 내에 터키 경제가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